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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살해협박범, 2심서 형량 늘자…판사 향해 "X같은 판결"

- 폭행 고소당하자 흉기로 협박해 납치·살해위협
- 구속되자 "살해·보복 의도 없고 심신미약" 주장
- 피해자 중 한명과 합의했지만…징역 4년→6년
- 法 "발견 조금 늦었다면 참담한 결과 발생 우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교제했던 여성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폭행과 스토킹을 일삼다 살해 위협까지 가한 30대 남성이 일부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에도 불구하고 항소심에서 형량이 대폭 올라갔다. 이 남성은 2심에서 형량이 올라가자 재판부를 향해 욕설을 하기도 했다.

어린시절부터 폭력 전과 등으로 수차례 교도소를 들락날락거린 A(37)씨는 지난해 11월 전 여자친구였던 B씨로부터 폭행죄로 고소를 당했다. 경찰은 며칠 후 A씨에게 B씨에 대한 연락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A씨는 B씨에게 연락해 “고소를 취하해달라”고 요구했다. B씨가 이를 거부하자 앙심을 품게 됐다.

얼마 후 A씨는 흉기를 구입해 B씨 주거지까지 찾아갔다. 집 앞에서 현관문이 열리길 기다리던 A씨는 B씨와 함께 살던 친구 C씨가 문을 열자 기습적으로 폭행 후 집에 들어갔다. 그리고 집에 있던 B씨를 흉기로 위협해 피해자를 끌고 나서 자신의 차량에 태운 후 움직이지 못하도록 포박했다.

피해자, 공포 속에서 가해자 달래 더 큰 피해 막아

B씨를 차량에 태워 구석진 골목에 차를 세운 후 흉기를 이용한 협박이 계속됐다. A씨는 같은 달 중순에 서울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해범 김병찬 사건을 언급하며 “나도 (살인을) 공부했다. 돼지 껍데기를 사서 연습했다. 어차피 감방에 갈 거면 매스컴을 크게 타고 가겠다”고 협박하고 흉기를 B씨 몸 가까이 들이밀며 찌르려 했다.

두려움에 떨던 B씨는 “계속 만나겠다”며 A씨를 달래고 회유했다. 무려 2시간 넘게 B씨는 공포 속에서 A씨의 감정을 누그러뜨리려 노력해야 했다. 그 사이 신고를 받고 B씨를 찾아 나선 경찰이 A씨 차량을 발견해 B씨를 구출하고 A씨를 체포했다.

A씨의 여죄는 더 있던 것이 드러났다. B씨를 만날 당시 이미 사실혼 관계에 있던 D씨가 별거 후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두 달 가까이 살인 협박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송했다. 문자메시지에는 D씨는 물론 가족, 친구까지 살해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검찰은 A씨에게 살인예비, 보복감금·협박, 주거침입 등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A씨는 법정에서 주요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는 태도를 보였다. 흉기를 준비했지만 살해 의도는 없었고, 우발적 범행인 범행일 뿐 보복 목적도 없었다는 주장이었다.

法 “피해자 공포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수준”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모두 일축했다. 1심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피해자들이 느꼈을 공포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그는 “살인을 위한 어떠한 행위도 한 적이 없었고 보복 목적도 없었다”며 “피해자들이 피해를 과장하고 있었고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중에 D씨는 A씨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항소심 재판부인 대전고법 형사3부(재판장 정재오)는 A씨 주장을 모두 일축했다. 재판부는 “폭력성과 공격성, 위험성이 통상의 폭력행위와 차원이 다르다”며 “만약 경찰이 조금만 늦게 발견했다면 참담한 결과가 발생했을 수도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가 감정과 행위를 절제·통제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장기간의 징역형을 선고해 교화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 일부인 D씨의 선처 희망의사를 고려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결론 냈다. 그러면서 “1심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형량을 높여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보다 높은 형량이 선고되자 재판부를 노려보며 “판결을 X 같이 한다”고 말했다. 교도관들이 자신을 붙잡자 더는 말이 없이 구치감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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